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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주지수 회화의 정조는 더없이 쓸쓸하다. 무엇인가로 가득 들어찬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생동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거대한 재난이나 사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변두리 건물의 잔해, 녹슨 선박의 몸체, 갸날프게 나부끼는 유기물

1. 모래 운동장과 이방인 어느 한적한 미국 시골 마을, 거대한 노란 스쿨버스와 패스트푸드, 추수감사절의 냄새로 기억되는 어린 시절은 낡은 필름처럼 뭉클하고 선명하다. 하지만 바다를 건너온 후 마주한 한국은 좁은 땅 위로 빼곡한 아파트가 솟아 있고, 숨 막히는 학구열

2023

오늘의 풍경
평론글· 허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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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수는 풍경을 그린다. 말하자면, 그것은 풍경 중에서도 도시 풍경화이고, 현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 과거 혹은 미래 시제를 형상화하는 풍경화다. 주지수의 풍경을 들여다보기 전에, 유구한 풍경화의 전통을 잠시 상기해 보자. 으레 풍경화의 안쪽은 인 간의 욕망이 깃드는

2022

우리가 없는 세상
평론글· 신승오(페리지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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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특별한 행성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 때문이지만 사실 인류가 살고 있기에 더욱 특별 해진다. 인류는 역사시대 이전부터 도구를 사용하며, 집단을 이루는 사회를 형성해 왔고, 이를 통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정점에